사회와의 관계를 창출하는 프로젝트
사회와의 관계를 창출하는 프로젝트
2012.11.26
"Making a Difference"프로젝트를 실시한 후의 이야기이다.
1달 정도 시간이 걸려 드디어 발표 날이 다가왔다. 평소 같으면 전날에 「선생님, 아무래도 내일까지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발표 날을 미뤄 주세요. 」라는 메일이 있을 법도 한데, 이번에는 그런 말도 없이 학생들은 수업 전에 교실에 모여 제각각 발표 준비를 하고 있었다. 메모를 보면서 말할 내용을 확인하고 있는 학생, 파워 포인트를 정리하는 학생, 발표할 비디오 음향을 조절하는 학생도 있었다.
다들 어떤 발표가 될지 기대하며 긴장되는 건 학생 뿐만이 아니라 나도 마찬가지였다. 그런 와중에도 교실 공기가 활기차게 느껴지는 건 기분 탓만은 아니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학생들에게 일본어에 관해 부과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당연한 당부이지만, 지금까지 배운 어휘와 문형을 가능한 한 많이 사용한다는 것이 공통된 점이다.
이번에 학생들이 애쓴 프로젝트는 「도쿄의 쓰레기」 「(동일본대지진 피해지역) 이시노마키 자원봉사」 「에콜로지 추진」 「노숙자」 「수양 부모・양자 결연 제도」 「동물 보호」 「멸종 위기에 놓인 동식물」 「시부야를 깨끗한 곳으로 만들자」이다.
이 중에서 「이시노마키 자원봉사」를 소개한다.
3명의 여학생이 도쿄에 있는 커뮤니티 서비스 그룹, '핸드 온 도쿄'에 자원봉사 등록을 하고 이시노마키를 찾아 가서 자원봉사를 하는 프로젝트였다. 이시노마키는 2011년 3월에 일어난 동일본대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어촌 마을이다.
이시노마키에서는 밭이나 뜰에 남아있는 돌을 하나하나 제거하고 항구를 청소하고 배를 수리하는 일을 돕기도 했다. 그리고 틈틈이 현지 분들에게 지진이 일어났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어려운 점 등을 인터뷰했다. 인터뷰하기 전에는 「이런 것들을 물어봐도 괜찮을지」불안한 마음도 있었지만, 함께 현지 분들과 작업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루어졌다고 한다.
비디오 속에는 밝은 모습의 아주머니와 이야기를 나누는 학생의 웃는 얼굴이 있었다. 어부 부인인 아주머니가 「이렇게 물고기가 많이 잡히는구나. 」라고 하자, 「아, 정말이네요. 어휴 힘들다!하지만 맛있겠어요.」라고 하기도 하고 「아줌마가 하는 일본어가 사투리지? 알아 듣겠어?」라고 묻자 「네, 알아요.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있어요.」라고 답하면서 열심히 아주머니의 얘기에 귀를 귀울이고 있었다.
처음에 이 그룹은 도쿄의 한 아동 보호 시설을 방문해서 그곳의 아이들과 교류를 하려고 했다. 그런데 가고자 하는 시설은 여러 제약들이 있어서 연락을 해도 일이 잘 진행되지 않았다. 프로젝트 기간도 얼마 남지 않고 해서 이 그룹은 본의 아니게 프로젝트를 변경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오히려 이시노마키 자원봉사 활동을 통해서 이 팀은 여러 가지를 얻은 것 같다.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게 큰 일을 당하고도 웃는 얼굴로 얘기를 건네는 이시노마키 분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학생들의 일본인을 바라보는 시선을 크게 바꾸어 놓았다는 생각이 든다.
프로젝트의 마지막 작업으로, 참가한 학생들이 프로젝트를 되돌아보면서 느낀 점들을 쓰도록 했다. 이 프로젝트가 지금까지의 어느 프로젝트 보다 힘들고 어려웠지만 의미 있고 실행할 가치가 있다고 모두들 감상을 썼다. 그리고 내년 이후에도 이 프로젝트를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견에는 심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프로젝트를 실시하는 동안 정말 힘들었기 때문이다. 프로젝트를 뭘로 정할지 의견이 엇갈릴 때도 있었고, 그룹 안의 작업들이 공평히 이루어지지 않을 때도 있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다시금 하겠다니 정말 놀라울 따름이었다.
그러나 이것이「참된 것」만이 가지는 강점이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실시한 프로젝트들은 토픽이나 테마에 맞추어 어휘와 문형을 도입한 후에 실지로 이러한 언어를 사용하는 장면을 상정하면서 진행한 것으로, 역시 「참된 것」은 아니었던 것이다.
몇 학생의 감상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프로젝트의 가치는 일본어를 교실의 밖에서 사용한 것입니다.」
「본 적도 없는 단어, 한자가 있어서 일본 사람들과 연락을 하는 것이 조금 어려웠어요. 하지만, 선생님의 도움으로 끝까지 해낼 수 있었습니다.」
「실생활에서의 커뮤니케이션, 예를 들면 전화로 통화하거나 전자 메일을 주고받을 때에는 신속하고 정확한 반응이 필요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살아 있는 일본어입니다. 어려웠지만 재미있었습니다.」
「이렇게 배우는 방법이 정말 맘에 들어요. 지금까지 한 어느 프로젝트보다 좋았습니다.」
「 나는 (내가 직접 만든) 40개 이상의 팜플렛을 나눠 주는 한편, 많은 전자 메일을 읽었고 수많은 인터뷰를 통해서 제 자신의 일본어 능력을 알 수 있었어요.」
* "Making a Difference"프로젝트
자신이 흥미있는 테마를 설정하고 그 테마에 관해서 자신이 어떤 보탬이 될 수 있을지를 생각한 후 행동한다. 활동 모습은 비디오 등의 기록으로 남겨서 마지막에 자신이 무엇을 위해서 어떤 일을 하고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보고한다.
이나하라 교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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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스쿨 인 재팬 고등부 일본어교사 | |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서 필요한 능력은 무엇인지, 이를 위해 일본어 수업에서는 어떤 역할 담당할 수 있을 지, 늘 고민하며 파시리테이타(운영 조정 전문가) 로서의 학생의 능력을 개발, 발휘할 수 있도록 여러 활동들을 수업에 도입하고 있습니다. 아오야마학원대학 문학부 교육학과 졸업. 동 대학대학원 교육행정학 전공 박사과정전기 수료. 교육학석사. 베트남, 하노이공과대학 일본어센터 주임 교수. 1998년부터 현직. 공저로『ドラえもんのどこでも日本語(도라에몬의 어디서나 일본어) 』(小学館)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