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포기하지 않다
vol.3
온몸으로 음악을 즐기다
BRIGHT EYES super-duper (1988년결성)
2014.10
©中才知弥
BRIGHT EYES가 결성된 것은 1988년. 2011년에 멤버 일부가 교체되면서 BRIGHT EYES super-duper로 이름을 바꾸었다. 현재 멤버는 4명. 리더로서 기타를 맡고 있는 기무라 마사아키 씨, 보컬의 스즈키 슌스케 씨, 베이스의 야마모토 도모히사 씨, 드럼의 나리타 요시후사 씨. 나리타 씨 외에는 모두 청각 장애가 있으며, 농학교 음악부에서 활동했던 동료들이다. 나리타 씨는 그 학교의 교사로, 음악부의 고문이었다. 귀가 안 들리는데 록 밴드? 들리지 않는다 해도 음악을 즐길 수는 있지! 이 네 사람이 음악과 밴드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한다.
저음이 울림으로 전해 온다
©中才知弥
Q. 소리는 어느 정도 들리며, 연주는 어떻게 서로 맞추고 있습니까?
스즈키:저는 장애자수첩에 3급*으로 나옵니다. 연주할 때는 소리를 귀가 아니라 몸으로 느껴요. 특히 베이스는 저음이라 잘 울립니다.
나리타:리듬도 알고 소리도 알지?
스즈키:네. 베이스에 맞춰서 노래하니까, 베이스 음이 어긋나면 바로 압니다. 그런데 기타는 알아차리기가 어려워요.
야마모토:저도 (장애자수첩) 3급인데, 저음이 잘 울리는 스피커가 있을 때는 베이스 음을 잘 압니다.
기무라:저는 2급인데, 베이스 음은 압니다.
나리타:모두 베이스에 의지해서 하고 있어요. 그거하고 드럼. 드럼은 소리가 잘 울리니까요. 하지만 밴드를 시작했을 때는 이렇게 연주를 못 했었어요. 엉망이었지요.
사람들에게 들려주려면 우선 드럼과 베이스가 탄탄해야 합니다. 그래서 우선은 야마모토가 확실히 연주하는 것이 중요해요. 그다음에 기무라가 그 위를 덮어씌우면, 최종적으로 노래가 그걸 덮는, 그런 형태가 만들어지는 거지요.
하지만 거기까지 가기 위한 작업이 큰일입니다.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지, 최근에는 서로서로 아이디어를 내놓게끔 됐어요. 특히 야마모토는 자기 아이디어가 좀 있습니다. 시원찮은 것도 있지만 괜찮은 것도 있어요. (웃음)
아무튼, 25년 이상 해 오면서, 조금씩 조금씩 축적된 겁니다. 그것밖에 없어요.
*급은 양쪽 귀의 청력 손실이 90dB 이상. 화가 난 목소리나 크게 외치는 소리가 느껴지는 정도. 2급은 100dB 이상. 비행기 폭음이 느껴지는 정도. 청각 장애는 2급이 가장 중하다.
BRIGHT EYES super-duper 연습 풍경
「들리지 않는다는 것」의 정의
「귀가 들리지 않는다」고 하면 전혀 못 듣는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안 들린다」고 하는 것은 이른바 비청각장애인에게 들리는 것처럼은 안 들린다는 것. 안 들리는 정도나 내용은 사람에 따라 다르다. 소리는 들리지만 찌그러져 들리기 때문에, 그 소리가 무슨 소리인지, 대화를 할 때는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를 못 알아듣는 경우도 있다. 또 저음이 들린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들리는 것인지 울리는 것인지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리더, 기무라 마사아키 씨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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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모토 도모히사 씨 (베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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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슌스케 씨(보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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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타 요시후사 씨 (드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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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새로운 곡을 연주할 수 있게 되는 데에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립니까?
나리타:처음에는 한 곡을 발표하는 데 1년 이상 걸렸지요. 최근의 오리지널 곡 「만나고 싶어」는 좀 빨랐구나. 3개월쯤 만에 발표했으니까. 물론 곡에 따라 다르지만 말입니다. 익숙하지 않은 비트는 역시 좀 맞추기가 힘들어요. 부르기 힘든 노래도 있지?
스즈키:네.
나리타:노래가 가장 어렵지요. 제가 한 음씩 높다 낮다 말해 주면, 스즈키가 노래를 외우는 거거든요. 하여간에, 하면서, 정신없어요. 우리처럼 멜로디를 듣고 외워서 노래하는 것과는 다른 거니까요.
스즈키:높은 음을 낼 때는 얼굴을 위쪽으로 쳐들거나 하면서 노래합니다. 실제로 머리카락을 잡아당길 때도 있어요. 지금 음이 맞는다는 말을 듣더라도 그 음을 기억하고 있는 것도 불가능하고, 음을 살짝 높이거나 내리는 건 정말 어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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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타:그래서 매번 우리가 갖고 있는 곡을 전부 연습합니다. 수없이 하고 또 하고, 셀 수 없을 정도로. 그러다 보면 뭔가 자기 안에 형태가 만들어지는 거 같아요. 최근에는 비청각장애인인 사람이 처음 들어도, 스즈키의 노래로 멜로디를 알 수 있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뭐, 저희는 멜로디 같은 건 별로 신경 쓰고 있지 않습니다만. 노래에 혼을 담아 내고 있느냐 아니냐가 문제니까요. 가끔 스즈키가 의욕이 없을 때가 있어요. 그러면 다들 의욕이 없어지지요. 그렇지?
야마모토、기무라:맞아, 맞아.
나리타:그래서, 스즈키가 잘 못하고 틀리더라도 힘이 딱 들어가 있을 때는, 우리가 따라서 으쌰아 하게 돼요. 그랬을 때의 라이브가 최고잖아. 그럴 때 다들 「야호!」 하는 거지요.
음악과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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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좋아했습니까?
야마모토:저는 누님이 피아노 치는 것을 어렸을 때부터 봤기 때문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기무라:저는 초등학교 때, 음악이 제일 싫은 과목이었습니다. 음악 감상은 슈베르트건 바흐건 다 똑같아요. 유일하게 아는 것은 베토벤의 「운명」. 딴딴딴 따안 하는 게 잘 울려 왔고, 리듬도 잘 알 수 있었습니다.
스즈키:저도 음악 수업은 싫어했습니다. 피아노 소리는 안 들리지, 발성도 안 되지, 음악 감상도 할 수 없지.
나리타:그런 수업이면 싫어지겠네. 그런데 최근에는 농학교 음악이 달라지고 있어요. 다이코(일본의 전통 큰북)도 더 많이 사용하고, BRIGHT EYES의 영향도 있어서 앰프를 사용해 소리를 증폭시킨다든지 드럼이나 기타를 가르친다든지 하고 있지요.
Q. 연주를 하게 된 계기는?
야마모토:초등학교 때 록 그룹인 CCB를 보고, 드럼이 멋져 보여서 마음을 뺏겼었습니다. 그 다음에 BOOWY를 좋아했고요.
스즈키:형이 비틀즈의 곡을 기타로 연주하는 것을 보고 멋지다고 생각했어요. 한눈에 반했지요. (웃음) 나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형 기타를 몰래 가져다 연습했습니다. 그러다 들켜서 엄청 혼났지요. 그래도 계속 숨어서 쳤어요. (웃음)
기무라:저는 고등학교 때 텔레비전에서 나가부치 쓰요시를 보고 그 멋진 모습에 넋을 잃었습니다. 그것이 BRIGHT EYES를 결성하는 계기가 된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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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밴드를 만들었을 때의 이야기를 해 주세요.
기무라:나가부치 쓰요시에게 감동을 받아 기타를 배우러 가고 싶었지만, 틀림없이 선생님이 하는 말을 못 알아들을 것 같아서 배우지 않았어요. 그래서 독학으로 해 봤는데, 칠 수 있게끔 되지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생각이 났어요. 학교에 음악 동아리를 만들면 되겠다고 말이지요. 하지만 선생님들은 귀가 안 들리는데 어떻게 연습을 한다는 거냐며, 처음에는 상대를 안 해 주셨어요.
그래서 음악 동아리에 들어가고 싶은 친구들을 많이 모아, 다시 선생님께 교섭을 하러 갔습니다. 그랬더니 고문 선생님을 모셔 오면 동아리를 만들어도 좋다고 하시더군요.
그때 마침 나리타 선생님이 새로 부임해 오셨습니다. 대학 때 밴드를 했었다는 소문을 들었거든요. 그래서 나리타 선생님한테 가서 고문을 부탁드렸더니 「좋다.」고 하셨어요.
나리타:처음에는 깜짝 놀랐습니다. 하지만 「음악을 하고 싶다.」고 하는 기무라의 열의가 전해져 왔어요. 음악의 즐거움을 알기 바랐던 저는 바로 고문을 맡았습니다.
기무라:순식간에 희망자가 모여들어서, 음악 동아리는 20명으로 출발했습니다.
나리타:과내 동아리(특별수업 수준의 동아리)였던 것이 어느새 과외 동아리(정식으로 학교의 승인을 받은 동아리)인 음악부로까지 승격했습니다. 농학교에 음악부라고요! 어떤 의미에서는 혁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기무라:그 당시 부원들로 구성된 밴드가 BRIGHT EYES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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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지금까지 라이브를 많이 해 오셨는데, 멋진 라이브였다는 생각이 들 때는 어떤 때입니까?
기무라:관객이 뜨겁게 호응해 주었을 때 좋은 라이브였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반대로 소리를 좀 잡아내기 어려울 때는, 드럼을 보면서 맞추느라고 정신이 없어서 관객을 볼 여유가 없어요.
나리타:긴장을 하고 있는 게 아니고, 실제로 소리가 울리지 않아서 당황을 하는 거지?
기무라:그렇지요. 같은 장소에서 해도 다를 때가 있어요. 아무래도 무대 엔지니어가 다르면 환경도 달라지는 거지요.
나리타:엔지니어 영향이 정말 큽니다. 청각장애인의 무대를 여러 번 해 본 사람은 베이스와 드럼에 의존해 소리를 포착한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최대한으로 이 두 가지 음을 키워 전체의 균형을 잡아 줍니다만, 서투른 사람은 그걸 못 합니다. 그러면 베이스도 잡아내기 어렵고, 드럼도 알아차릴 수가 없게 되지요. 그렇게 되면 드럼을 보면서 맞출 수 밖에 없는 거예요.
스즈키:지난 번 라이브도 안 좋았어요. 평소와 달리 베이스 소리는 작고, 기타 소리가 크게 느껴졌어요.
나리타:기타 소리가 너무 확실하게 들려서, 다르게 들렸다는 얘긴가?
스즈키:그래요. 그래서 대충 얼버무리려고 소리 지르듯이 노래했어요.
나리타:아아, 대사를 하듯이 노래했었지.
스즈키:멋지다고 생각되는 라이브는 아직 못 했습니다. 아직 멀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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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앞으로의 목표는?
스즈키:비청각장애인과 똑같이 노래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어떻게 노래하면 좋을지 지금도 모르겠어요. 물론 기본적인 연습도 하고 노력은 하지만, 그보다도 마음, 영혼을 담고 싶어요. 눈이나 얼굴 표정으로 더 깊이 감정을 표현하고 싶고, 가사를 더 잘 이해하고 노래하고 싶어요.
야마모토:저도 베이스를 더 잘 치고 싶다는 생각은 별로 안 해요. 즐겁게 하자고 생각하지요. 무조건 치는 게 좋아요. 그래서 연습합니다.
기무라:개인적으로는 테크닉을 연마하고 싶은 마음이 물론 큽니다. 하지만 기술보다 마음이 중요하지요.
나리타:그것이 나의 철학이거든. 실력을 갈고 닦으면서 마음도 소중히 하고 싶어.
스즈키:장애가 있든 없든 상관없이, 괴롭힘이나 학대나 힘든 경험을 한 사람이 많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지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싶어요. 저 자신이 많은 것을 경험하면서 그런 생각이 점점 더 강해졌습니다. 책임감이 무거워서 도망치고 싶을 때도 있지만, 그럴 수는 없어요. 영혼을 담아 낸다면 더욱더 용기를 북돋아 줄 수 있겠지요.
나리타:지금도 영혼은 충분히 담겨 있구먼. 더 담으려고?
스즈키:한계는 없다!
©中才知弥
기무라:지금까지 CD도 만들고, 전국 여기저기서 연주도 하고, 열심히 활동을 해 왔습니다. 나이도 들었고,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조금이라도 오래 계속하는 것이 목표.
나리타:기무라는 특히 그런 마음이 강할 것 같습니다. 25년을 이끌어 왔으니까요.
야마모토:BRIGHT EYES를 결성했을 때, 수화 밴드는 일본에서 우리가 유일한 존재였어요. BRIGHT EYES를 보고 수화를 하겠다든지 또는 수화를 하면서 노래를 부르겠다든지 하며, 다른 밴드들이 이어서 나왔지요. 과장해서 말하자면, BRIGHT EYES가 목표로 여겨지고 있는 부분도 있어요.
그런 것을 그만둔다면, 조금씩 호응을 얻어 오고 있던 수화 밴드 그룹이나 가수들까지도 사라지게 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열심히 계속하고 싶어요. 수화 록 밴드 세계의 분위기를 좀 더 띄우고 싶습니다.
기무라:밴드 이름 앞에 「수화 록 밴드」라고 붙이는 것도, 다른 밴드와 달리 수화를 하면서 노래한다는 것을 알리고, 비청각장애인들도 봐 주었으면 하기 때문이에요. 비청각장애인들을 향한 호소지요.
나리타:밴드를 결성한 초기 무렵에는 수화를 하지 않았었거든요.
스즈키:들리지 않는 사람들도 가사 내용을 알 수 있도록 수화를 해요. 그런데 수화를 하면서 노래를 하는데, 영혼을 담아 내는 것이 무척 어렵네요.
나리타:스즈키는 연습할 때 기타를 치고 있고, 무대에서도 그러고 싶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기타를 치면 수화를 할 수 없게 되잖아요. 수화를 보러 오는 사람도 있거든요. 비청각장애인이라도 수화를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가끔 있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기타도 찬차자잔 하고 싶겠지? 수화와 기타를 양립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봐야겠다.
기무라:들리지 않으니까 즐겁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건 아닙니다. 잘 안 들려도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있거든요. 그것을 알아주었으면 해요. 저희는 모두가 느끼는 음악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보면서, 들으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음악을 즐겨 주었으면 합니다.